송도 한복판, 조용히 과거를 담은 공간 – 인천도시역사관

 

약속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 남아
근처 센트럴파크를 한바퀴 걸었습니다.

 

사람들이 드문 한산한 길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여유를 잠시 누렸습니다.

공기도 좋고 날씨도 맑아서 
눈앞에 펼쳐진 이국적인 건물들과 잔잔한 물길이
잠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주더라고요.

 

그 길 끝에서 마주한 공간,
바로 인천도시역사관입니다.

---

도시의 흐름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인천도시역사관은 개항 이후 인천이 어떻게 현대 도시로 발전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으로,
2009년 송도국제도시에 개관한 공공 전시관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현재 속에서
사라져가는 거리, 건축물,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그 속에 담긴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 기억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죠.

 

단순한 전시관이라기보다는
도시와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를 되짚는 공간으로,
누구든 무료로 관람하며  도시의 시간을 천천히 되돌아볼 수 있게 구성돼 있습니다.

 

---

1층 – 클래식 자동차로 시작하는 도시의 기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건 옛날 자동차 전시였어요.
둥글고 묵직한 차체,
한눈에 ‘예전 시대’라는 느낌이 드는 디자인들.

책에서 보거나 어쩌다 사진 속에서 마주쳤던 모습이라
오히려 더 반가웠습니다.

---

2층 – 도시를 내려다보는 인천 모형관

 

2층엔 인천 전경을 미니어처로 구성한 모형관이 펼쳐져 있어요.
도로 구조, 항만, 철도까지 하나하나 정교하게 표현돼 있어서
그냥 건물 배치만 보는 게 아니라,
인천의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눈으로 따라가며 이해할 수 있게 돼 있더라고요.

 

기획전시실에도 들렀는데,
소규모지만 인천 지역 생활 문화와 관련된 전시가
조용히 볼거리로 이어졌어요.

---

3층 – 시골쥐의 도시여행, 가장 따뜻했던 공간

 

무심코 올라간 3층에서
‘시골쥐의 도시여행’ 전시를 만났을 땐,
어릴 적 읽었던 동화가 바로 떠올랐어요.

그 시절 동화책 속 캐릭터가
이렇게 전시 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니
너무 반갑고 좋더라구요.

 

문방구, 슈퍼, 분식집, 신호등, 공원 등
도시의 일상을 작고 귀엽게 재현해놓은 공간을 따라 걸으면서
예전 골목길을 돌아보듯, 편안하고 익숙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릴 때 많이 오려보았던 종이인형^^

 

 

 

한 번쯤 집에서 봤던 맥스웰 커피 세트ㅎㅎ 그리고 그외 물건들 

 

한참을 3층 공간에서 머물다 왔습니다^^

 

---

밖으로 나서며..

인천도시역사관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구성도 탄탄하고 접근성도 좋아
가볍게 한 바퀴 돌기 좋은 전시 공간이었어요.

변화만 가득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옛날을 떠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 더 특별했어요.
조용히 걷고, 조용히 감상하며
복잡하지 않은, 한적한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